먼저,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 모나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해 보는 국민 필기구 회사인데, 연필을 대표로 생산하지는 않는다. 가장 유명한 건, 단연코 153 볼펜이다. 봄과 가을이면 거리에 가득 차오르는 젊은이들이 인간 모나미가 되기도 한다. 검은색 슬랙스 바지에, 하얀색 셔츠를 찰랑거리는 그 사람들을 보면 말하고는 했다. "모나미 룩 입었네?" 그 정도로 하얀색과 검은색을 함께 매칭하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역시, 모나미" 일 수 박에 없다. 다만, 내 책상 서랍에 잠들어 있는 153 볼펜 에디션 연필을 바라보며 연필에 대해 생각해 봤다. 대표 제품은 역시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모나미 153 볼펜이다. 그렇지만, 모나미에는 바우하우스 연필도 있다. 또한, 너무 귀여운 153 연필이 있다. 결정적으로 미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바우하우스 지나칠 수 없다. 나름, 잠깐 미술 공부를 했다고 바우하우스를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한 줄의 바우하우스를 위해, 귀여운 153 연필을 위해 방대한 양의 모나미의 제품들과 모나미(MONAMI)에 대하여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다.
*** 목차
- 모나미(MONAMI)에 대하여
- 주요 제품 소개
1. 모나미(MONAMI)에 대하여
한국 최대의 필기구 제작 업체이다. 사명의 뜻은 프랑스어로 "내 친구"를 뜻하는 "mon ami."
1960년, 송삼석 회장에 의해 광신 화학 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창업하였다. 회화용 문구류를 생산하였다. 1963년, 공장을 신축하고 어느 집에나 한두 개 이상은 굴러다닐 정도로 유명한 모나미 153 볼펜을 비롯한 필기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4년 현재의 (주)모나미로 상호를 변경하며 증권 거래소에도 상장된다. 1990년에는 만년필 수입업체(주)항소를 자회사로 설립하여 파커, 워터맨 등의 만년필 수입/수리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후 전산 용품 공급 및 문구점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는 송삼석 회장의 장남 송하경이 맡고 있다. 153 볼펜의 이름에 붙는 153이라는 숫자는 기독교의 성서에 나오는 예수의 일화( 예수의 제자인 어부 베드로가 낚시를 하는데 고기가 통 안 잡혔다. 그런데 예수가 찾아와 지시한 곳에 그물을 던지니 고기가 153마리나 잡혔다는 그런 이야기.(요한복음 21:11))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15원에 판매하는 우리의 세 번째 작품이라는 의미의 일종의 코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2년 송하경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발음하기 쉽고 어감이 좋아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당시 전 직원들을 상대로 아이디어를 모았는데 '모나미 1963(생산연도)', '모나미 501(생산일)', '모나미 77(행운의 숫자)' 등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다 한 직원이 "모나미 153"이라고 말했는데 어감도 괜찮고 발음하기도 쉬워서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 숫자를 붙인 후, 여러 의미를 붙였다고 한다.
2. 주요 제품 소개
* 유성 볼펜
- 모나미 153 : 모나미를 상징하는 검정색과 흰색을 품은 볼펜으로, 저가형과 고가형으로 여러 종류를 생산한다. 한정판이 종종 출시된다.
- FX 153 : 2019년 삼일절 100주년을 맞이해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던 저점도 볼펜으로 3월 중순에 정식 출시 되었다. 흑색, 적색, 청색과 0.5mm, 0.7mm, 1.0mm 심이 있다. 육각형 몸체를 가지고 있으며 필기감이 매우 뛰어나 제트스트림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 FX ZETA(제타) : 2010년에 출시된 저점도 볼펜으로 필기감이 부드럽다. 출시 초기에는 0.7mm만 생산되었지만 이후에 0.5mm와 1.0mm가 추가되었다. 2021년에는 13색으로 출시되었다.
- 트리피스 : 삼각형의 몸체를 가진 볼펜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고 있다. 필기감은 부드럽지만 볼펜의 잉크가 뭉쳐서 똥이 되는 현상이 조금 있는 편이다.
- 롤링펜 : 공공 기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펜꽂이에 스프링으로 연결된 볼펜이다.
- 제니스 7 : 폴란드 브랜드 '제니스'의 이름으로 모나미에서 생산하고 있는 고급 볼펜. 현재 모나미의 폴란드 현지법인이다.
- FLIP 3 : 저점도 잉크를 사용하는 3색 멀티펜으로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 중성펜
- 젤러펜 : 출시 당시 국산 젤펜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젤펜이다.
* 수성펜
- 프러스펜 : 153 볼펜과 함께 모나미의 대표 수성펜이다. 얇은 심을 가진 수성펜으로 2020년에는 60색, 2022년에는 72색으로 출시되었다.
- 라이브칼라 : 한쪽은 얇은 촉, 다른 한쪽은 두꺼운 촉이 달려 있다.
- 싸인펜 : 2000년대 후반까지 1980년대 최초 출시 당시의 디자인을 유지하다 2010년대 이후로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 마커
- 네임펜 : M, F, X 3가지 굵기로 트윈마커인 T도 있다. 항균처리가 된 메디 네임펜도 있다. 또한, 골프용 마커로 네임펜 액티브가 있다.
- 유성매직 : 사각닙의 유성매집 SUPER라는 제품이 있다.
- 시그마플로(SigmaFlo) : 생잉크를 사용한 생유성매직이다.
- 보드마카 : 화이트보드용 마카이다. 이것 또한 시그마플로 버전이 있다. 사용 후 만족도가 무척 높은 제품이다.
- 생잉크 : 네임펜, 유성매직, 보드마카 라인이 있다. 둥근닙과 사각닙이 있으며 더 선명한 필기력을 선보인다.
- 마카 : 페인트마카, 줄눈마카, 키친마카, 가든마카, 데코마카, 세라믹마카, 산업용 마카 등 용도 별 다양한 마카들이 있다.
* 만년필
- 올리카 만년필 : 모나미에서 최초로 나왔던 만년필이다. 프레피와 유사한 디자인의 학생용 저가 제품이다.
- 153 NEO 만년필 : 모나미에서 출시한 만년필 다운 첫 만년필. 153 볼펜의 디자인을 유지하였다.
- 라인(REIN) 만년필 : 2019년 11월 출시한 만년필로 투명한 몸체를 가지고 있다. 그 덕분에 잉크와 만년필의 구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153 ID 만년필 : 2023년 출시된 만년필이다.
- 모나미 병잉크 : 모나미 만년필이 출시되며 함께 판매하는 잉크 제품이다. 출시할 때 별이 스친 하늘, 노을 지는 사막, 늦은 겨울의 동백, 활짝 핀 작약, 열정적인 상그리아, 붉게 물든 포도송이, 지중해의 올리브, 한 여름의 초록빛, 청록색 공작 깃, 하늘 담은 호수,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 달빛 머금은 강가의 12가지 잉크를 출시했다. 뾰족한 원뿔 모양의 디자인으로 30ml의 잉크가 담겨있다. 직접 조색을 해볼 수 있는 잉크 DIY 키트 또한 생산한다.
* 연필
- 바우하우스 연필 : 2011년 출시된 삼각형 연필이다. 검정색 나무가 특징이다. 출시 당시 저렴한 가격과 적은 편심현상으로 대량 구매가 많이 이루어졌다.
- 153 Pencil (153 연필) : 시그니처인 153의 연필 버전이다. 153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연한 하얀색 몸체와 검은색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 바우하우스 연필과 153 연필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양의 글을 작성하였다. 그만큼 놓칠 수 없는 연필이었다. 내 서랍 속에는 모나미의 연필 두 가지가 잠들어 있다. 아, 세 가지가 잠들어 있다. 초기에 삼각 몸통으로만 출시되었던 바우하우스 연필은 추후에 육각연필로도 출시되었다. 그렇게 하여 바우하우스가 두 가지 있다. 조심스레 밝히자면, 나름 긴 투병생활을 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던 취미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었다. 그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 마약성 진통제를 먹어가며 시작했던 취미가 책을 읽고 문장을 기록하는 필사였다. 그리고, 내 손에 잡힌 것은 집 안에 굴러다니던 공책 한 권과 예전에 사두었던 바우하우스 삼각 연필이었다. 알록달록한 표면에 수줍게 고개를 내민 검은 나무가 매력 있었다. 그리고 연필을 다 소모하고 나서 다시 바우하우스를 샀다. 그렇게 2타 정도를 소진하고 나서 연필의 매력에 빠져서 온갖 연필을 사모으기 시작할 때쯤, 모나미 153을 빼다 박은 153 연필이 출시되어 구매했었다. 너무 귀여워서 주변에 선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이게 연필이라고? 그냥 볼펜인데?" 소리를 많이 들었던 연필이기에 특별히 사진을 첨부해 본다. 북미산 향나무 소재의 프리미엄 연필에 B심이다. 필사하기 좋은 연필 아닌가 싶다. 나무 향도 좋고, B심이라니. 사실, 너무 귀여워서 소장용으로 아껴두고 있다. 그래서 직접 필기감을 느껴보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 다음은 요즘 내가 가장 애용하는 모닝글로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