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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의 경도와 농도.

by 한량윤제제 2024. 1. 17.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그저  HB, B, 2B 정도 일 것이다. 그마저도 그저 '연필'로 묶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은 HB식 흑연 등급에 대해 알아보고,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어지는 등급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어릴 때, 내 이름을 쓰기 위해 삐뚤빼뚤한 글씨를 쓰던 연필은 아마도 2B일 것이다. 심이 진하고 부드러운 연필은 우선 B가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손에 힘이 없는 유아들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2B 정도의 등급을 가져야 선명한 이름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여겨진다. 등급에 H가 들어간 연필은 아이가 쓰기에는  너무 날카롭고 서걱거리며 연하다. 그래서 좀 더 진하고 부드러운 연필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처음 연필을 마주하고 글씨를 쓸 때는 2B를 가장 많이 사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나, 꿈을 꾸며 밤낮없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필은 2B보다는 4B, B보다는 명암을 조절하기 위한 6B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건축가가 되고 싶던 누군가는 제도를 하며 다양한 H심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4B까지는 조금 익숙한데 싶다가도 6B는 너무 낯설 것이다. 마찬가지로 HB까지는 익숙한데 싶다가도 2H가 되는 순간 연필이 그렇게 낯설 수 없다. 이러한 다양함을 고려하여 오늘의 주제를 준비했다. 생각보다 종류가 많아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는 연필, 그 연필의 경도와 농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목차

  1. 경도와 농도, HB식 흑연 등급의 개요
  2. 연필의 경도와 농도 차이에 따른 사용처

 

 

1. 경도와 농도, HB식 흑연 등급의 개요

연필심은 흑연과 점토를 혼합하여 만드는 방식으로, 이 혼합 비율에 따라 연필심의 경도와 농도가 달라진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표기법은 HB식 흑연 등급(HB Graphite Scale)이다. 12B부터 10H까지로 존재한다. 보통 그 정도를  H(Hardness), B(Blackness) 혹은 F(Fine Point 또는 Firm)로 나누어 표시하고 H와 B는 앞에 붙은 숫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H는 연필심에 점토가 많이 첨가되어 색이 연하고 단단한 연필로 H앞에 따르는 숫자가 높아질수록 더욱 연하고 강도가 강해진다. B는 연필심에 흑연이 많이 첨가되어 진하고 무른 연필로 B앞에 따르는 숫자가 높아질수록 더욱 진하고 부드럽다. 연필심의 중간단계로 HB가 있다. HB와 H 사이에 F 등급도 있지만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현재 생산되는 연필의 등급은 앞에 언급한 F를 포함하여 총 24단계가 존재한다. 12B~3H까지는 미술용, 3B~2H까지는 필기용, B~5H까지는 밑줄용, 2H~5H까지는 설계용, 6H~10H까지는 암석 표시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또한, 2B부터 2H까지의 경도는 0, 1, 2, 2½, 3, 4라고도 한다. 제조사별로 만드는 과정에서 표기는 같아도 진하기의 차이가 발생한다. 

 

2. 연필의 경도와 농도 차이에 따른 사용처

12B : 연필 공예
11B : 연필 공예
10B : 연필 공예, 미술
9B : 연구, 미술
8B : 미술
7B : 미술
6B : 미술
5B : 미술
4B : 미술
3B : 필기, 미술
2B(#0) : 필기, OMR 기입, 미술
B(#1) : 필기, OMR 기입, 미술
HB(#2) : 필기, OMR 기입, 미술
F(#2½) :  필기
H(#3) : 필기, 제도
2H(#4) : 필기, 설계, 제도
3H : 설계
4H : 설계
5H : 고고학
6H : 고고학
7H : 고고학, 연필 공예
8H : 고고학, 연필 공예, 지적측량 제도
9H : 지적측량 제도, 보호유리 테스트
10H : 지적측량 제도

 

 

 


 

이 글을 쓰고 나서 실감하는 것이지만, 솔직히 어렵다. 연필을 무척 사랑한다고 외치고 다니지만, 등급을 듣고는 어느 정도의 진하기와 부드러움인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연필은 대부분 HB~2B사이에만 머물러 있으니 당연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경도는  H~4B 사이이다. 그리고 그중, 내가 필사를 하며 즐겨 사용하는 것은 HB와 B, 그리고 가끔은 2B이다. 또는, 낙서 같은 그림을 끄적이거나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을 때는 선은 진하지만 부드러운 3B나 4B의 연필을 이용한다. 결국 수백자에서 수천 자의 글을 옮겨 적는 필사에서는 뭐든지 적당한 HB와 B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H만 되어도 공책에 작성한 글씨를 사진으로 찍으면 연한 탓에 쉽게 글씨가 묻히기 때문이다. 관심이 있다면, 알아두면 한 번쯤은 아는 척을 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심히 작성해 보았다. 그러나, 각자에게 맞는 것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연필은 알아가는 것 또한 엄청난 매력이니까. 다음에는 국내 기업, 한국의 연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동아 연필부터!